설교영상

마가복음의 구조 (2)

믿음찬교회 0 82 2023.05.18 14:56
마가복음의 구조 (2)
막 10:32~34
2023.05.12.

우리는 지난주에 마가복음의 구조에 대해 여러 가지로 살펴보았습니다.
왜 마가복음의 구조는 단순한지, 왜 마가복음에는 예수님 탄생 기사가 없는지, 왜 마가복음에는 예수님 부활 기사가 짧은지... 이런 내용을 살펴보았고, 이어서 마가복음의 구조를 2부분으로 생각할 수도 있고 3부분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리고 마가복음은 갈릴리에서 예루살렘까지 직선적인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살펴보았습니다.

그러면 이와 같은 마가복음의 전체 구조를 통해 우리가 생각해 볼 은혜와 교훈은 무엇일까요? 전체 구조를 통해 예수님의 공생애를 가만히 생각해보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한 가지 뚜렷한 예수님의 모습이 떠오르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는 예수님의 모습입니다. 마가는 마가복음의 구조를 통해 바로 이 모습을 강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는 예수님... 예루살렘은 예수님 생애의 절정이라 할 수 있는 장소입니다. 예수님의 모든 공생애 사역은 그곳에서 마무리됩니다. 그리고 그곳엔 무엇보다 십자가라는 하나님의 궁극적인 뜻이 있습니다.
그러므로 마가복음이 말씀하는 예수님은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는 예수님입니다.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는 이와 같은 예수님의 뚜렷한 모습은 우리 삶에 한 줄기 빛을 비추어줍니다. 그것은 바로 ‘너는 어디로 가느냐?’ 하는, 우리 인생의 방향을 말씀하는 빛입니다.
 
모든 사람에겐 인생의 방향이 있기 마련입니다. 역사가 흘러가고 방향이 있는 것처럼, 한 사람의 생애도 흘러가고 방향이 있습니다. 물론 어딘지 모르고 흘러가기도 하죠. 그러나 자신이 알든 모르든 누구나 인생엔 방향이 있습니다. 알고 가는 사람도 있고 모르고 가는 사람도 있습니다. 가다가 깨닫는 사람도 있고, 가다가 고민하는 사람도 있고, 가다가 수정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방향... 그런 문제를 사람은 생각하고 고민해야 합니다.
그런 내용을 자신의 그림으로 잘 표현한 사람이 있는데, 바로 우리가 잘 아는 고갱입니다. 그는 말년에 스스로 자신의 역작이라고 부를만한 한 작품을 완성하게 됩니다. 가로로 4미터 정도 되는 큰 작품인데 고갱은 그 그림에 이런 제목을 붙였습니다. 「우리는 어디서부터 왔는가, 우리는 누구인가, 우리는 어디로 가는가」
고갱은 이 작품을 친구에게 소개하면서, 자신은 복음서에 비견될만한 걸작을 하나 완성했다고 말했습니다. 그 그림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감상해야 하는데, 가장 오른쪽에는 갓난아기가 있고 가장 왼쪽에는 죽음을 앞둔 한 늙은 여인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는 여러 인물들이 그려져있는데, 그들은 자신의 운명이나 자신의 존재를 생각하기도 하고 대화를 하기도 하고 하늘을 향해 손을 들어올리기도 하고 또 신상에 귀를 기울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런 인물들 중에는 그림을 감상하는 사람들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젊은 두 여인이 있습니다. 그 여인들은 앉아서 우리를 바라보면서 마치 이렇게 묻는 것 같습니다. ‘당신은 당신이 어디서부터 왔고, 또 누구이고, 또 어디로 가는지 알고 있나요?’

고갱이 그 작품을 복음서에 비교하는 것은 무척 일리가 있습니다. 복음서는 예수님의 생애를 그리고 있고, 자신의 작품도 한 사람의 생애를 그리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복음서를 보거나 그런 고갱의 작품을 보면서 우리 인생의 방향을 생각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받아야 합니다.
그렇습니다. 생의 주체인 우리는 자신만의 생의 방향을 가져야 합니다. 성공을 떠나서 실패를 떠나서... 우리는 어떤 곳을 향해 걸어가는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점에서 우리는 자신의 인생에 분명한 방향을 가지고 그 길을 용감히 걸어가는 사람을 훌륭하게 생각합니다.
여러분, 백종원 씨를 잘 아시죠. 사업으로도 성공하고 방송에도 늘 자주 나오고... 그런데 그분이 지금처럼 유명해지기 전에 잠깐 VJ특공대라는 프로그램에 나온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백종원 씨는 자신의 가게에서 요리사 복장을 하고 이렇게 인터뷰를 했습니다. 자기는 처음에 식당 주인이라는 소리가 듣기 싫고 큰 사업을 해보고 싶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IMF 때 건축 사업에 뛰어들었다가 망하고 크게 빚을 졌는데, 그때 자기는 돈을 벌거나 당장 빚을 갚아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어떻게든 살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 생각으로 열심히 일을 했는데, 다행히 여러 가게와 프랜차이즈를 성공하고 빚도 갚을 수 있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백종원씨는 그때 그렇게 소박하게 인터뷰를 했는데 아시다시피 지금은 매우 성공하고 유명한 분이 되었습니다. 이와 같은 백종원 씨의 경우를 보면, 그분이 처음에 가졌던 생각, 그리고 실패 후 가졌던 생각... 그 생각들이 그분을 결국 이끌었고 그래서 그것이 그분의 인생의 방향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인생의 방향이라는 것은 참 중요합니다. 모든 사람에게 인생의 방향은 있어야 하고 필요합니다.

그런데 제가 궁극적으로 말씀드리고자 하는 인생의 방향은 직업이나 일이나 성공이나 재산 같은 일반적인 차원이 아니라, 영적인 차원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믿기 전이나 믿은 후나 살아가는 겉모습은 비슷합니다. 사업가였던 분은 예수님을 믿어도 사업가로 살고, 선생님은 선생님으로 살고, 정치인은 계속 정치인으로 살죠. 예수를 믿어도 우리 삶의 겉모습은 별로 달라지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나 예수님을 만나면 영적인 차원에서 우리 안에서 새로운 방향이 생깁니다. 그리고 그것은 우리 안에서 자라서 결국 우리 삶에 눈에 보이는 새로운 방향을 가져옵니다. 예루살렘을 향해 올라가셨던 예수님처럼 우리도 뚜렷한 방향을 가진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저는 우리가 예수를 믿으면 우리 삶의 새로운 방향과 나의 예루살렘이 생긴다고 믿습니다. 삶의 겉모습은 달라지지 않아도 반드시 새로운 방향이 생깁니다. 사업을 한다면 그 의미와 목적이 달라지고, 직장을 다닌다면 역시 그 의미와 목적이 달라지고, 무슨 일을 하든 그렇게 의미와 목적이 달라지는 것입니다. 그것은 우리 안에 이루어지는 영적인 새로운 방향입니다.
부족한 저도 예수님을 만나고 선교단체 사역을 하고 신학을 하는 동안 그런 삶의 새로운 방향이 생겼습니다. 저는 목사가 되었지만, 큰 교회를 하고 큰 목회를 하겠다는 생각으로 목사가 된 것은 아니었습니다. 저는 성경 말씀을 잘 말해주고, 들을만한 설교를 하고, 작지만 새롭고 알찬 교회를 하는 목사가 되고 싶었습니다.
그것은 저의 작고 부족한 성향 탓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그것은 하나님께서 제게 알맞게 주신 새로운 방향이라고 믿었습니다. 그래서 그 이름처럼 들에핀 작은 꽃같은 교회를 지향했고 그 교회를 거쳐 들에핀믿음찬교회로 오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은 믿는 자 안에 언제나 삶의 새로운 소망과 방향을 보여주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예수님은 그와 같은 방향이 있는 뚜렷한 삶을 우리에게 보여주신 예수님이십니다. 따라서 우리 믿는 자들은 자신의 생활이나 영적인 삶이나 그와 같은 방향이 있는 삶을 추구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오래 전 애굽의 노예로 살던 이스라엘 백성을 구원하셨습니다. 그들은 노예로 살며 아무런 삶의 미래와 방향이 없었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그들을 그 절망의 어두운 자리에서 이끌어내셨습니다. 그리고 말씀하셨습니다. “내가 너희를 그 땅에서 인도하여 아름답고 광대한 땅, 젖과 꿀이 흐르는 땅으로 인도하리라”, “내가 너희를 모든 민족 중에 내 소유가 되게 하겠고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게 하리라” 이 모든 것은 그들에게 새로운 방향과 목적을 제시하신 하나님의 역사였습니다.
그러므로 그와 같은 하나님의 역사는 어제나 오늘이나 동일합니다. 하나님은 오늘날에도 믿는 자에게 새로운 방향을 주시고 인도하십니다. 그 새로운 방향은 우리 삶의 새로운 방식이기도 하고 새로운 목적이기도 하고 새로운 사명이기도 하고 궁극적 구원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얼마 전 권정생 선생의 삶에 대해 잠깐 살펴보았습니다. 그분은 가난과 병에 시달리며 굉장히 불우하고 어려운 성장기를 보냈습니다. 그분은 하나님은 없다고 해도 될 만큼 하나님을 안 믿어도 될 만큼 고통스럽고 힘든 삶을 살았습니다. 그러나 그분은 그 어려운 삶을 견디고 하나님을 끝까지 믿었고, 그분은 정말 훌륭한 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권정생 선생의 삶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역사가 있다고 믿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보이지 않는 손길로 방황하는 그분의 영혼과 삶을 어린이들을 위한 이야기와 동화 작가로 인도하신 것 같습니다. 그래서 그분은 하나님을 떠나지 않고 그 새로운 방향에서 아름답고 신실한 삶을 살았습니다.

말씀을 맺고자 합니다.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는 예수님... 마가는 마가복음의 구조 속에 그런 예수님을 우리에게 뚜렷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시는 예수님을 바라보면서,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나의 인생의 방향은 어디로인지’ 생각해보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하루살이처럼 살거나 눈앞의 일만 보며 사는 사람이 아니라, 예수님처럼 나의 예루살렘을 향하여 나아가는 영적인 사람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아무쪼록 그런 믿음과 소망의 여러분을 하나님께서 늘 사랑과 은총으로 인도해주실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기도하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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