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영상

마가복음의 구조 (1)

믿음찬교회 0 220 2023.05.08 19:18
마가복음의 구조 (1)
막 1:14~15, 8:27~28
2023.05.05.

마가복음의 본문으로 들어가기 전에 마가복음을 잘 이해하기 위한 몇 가지 개론적 내용을 살펴보고 있습니다. 지난주에는 기록목적을 살펴보았고 오늘은 구조를 살펴보려 합니다.
그런데 마가복음의 구조를 살펴보기 전에, 마가복음의 구조와 관련하여 궁금한 사실 3가지를 먼저 살펴보고자 합니다.
첫째, 마가복음의 구조는 다른 복음서에 비해 매우 단순하다는 점입니다.
마태복음은 구조가 정교하고 치밀하기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누가복음이나 요한복음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왜 마가복음은 구조가 단순할까요?
처음에 만들어진 복음서라서? 마가복음에 영향을 준 분이 베드로라서? ... 네, 그럴 수도 있지만, 아마도 최선의 대답은 이것이 될 것 같습니다. 마가복음이 본래 치밀한 구조를 가진 수준 높은 글을 지향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마가복음은 무엇을 지향했는가?
네, 지금까지의 연구에 의하면 마가복음은 사람들에게 말로 들려주려는 의도로 만들어진 복음서 같다는 사실입니다.
당시 대부분의 사람들은 글을 읽을 줄 몰랐습니다. 그래서 마가복음은 그런 평범한 사람들에게 들려주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봅니다. 그렇게 보는 근거는 마가복음이 다른 복음서에 비해 이야기의 표현이 길고 생생하고, 또 이야기를 이어주는 연결어가 많고, 그리고 구조가 단순하다는 사실입니다. 그래서 구조가 단순한 이유는 다른 것이 아니라, 이 복음서가 사람들에게 들려주려는 목적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둘째, 마가복음에는 예수님의 탄생 기사가 없다는 점입니다.
마가복음은 예수님의 공생애를 세례 요한으로부터 바로 시작하죠. 예수님의 신적인 탄생 기사가 없습니다.
그래서 성경을 부정하고 성경의 진정성을 공격하는 사람들은 최초의 복음서인 마가복음에 이와 같은 예수님의 신적 탄생 기사가 없다는 점을 매우 크게 생각합니다.
즉 후대에 나온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이 마가복음이 말하지 않은 예수님의 신적 탄생 기사를 만들어냈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본래 없던 예수님의 신적 탄생을 교회가 지어냈다는 것이죠. 네, 성경의 진정성을 부정하고 기독교를 공격하는 사람들은 그런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그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왜 마가복음은 예수님의 탄생 기사를 생략하고 있을까요?
네, 우리는 마가가 예수님의 탄생 이야기를 왜 생략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습니다. 그 탄생 이야기를 모르는지, 아니면 알고 있지만 어떤 이유가 있어서 침묵하는지, 아니면 의도적으로 생략하는 것인지... 알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한 성경학자들의 일반적인 견해는 맨 마지막입니다. 알고 있지만 마가복음의 목적상, 즉 제자도를 말하려는 목적 때문에, 그것을 생략하고 예수님의 공생애부터 바로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저도 이 설명을 최선의 설명으로 믿고 있습니다.

셋째, 마가복음의 예수님의 부활 기사가 다른 복음서에 비해 매우 간략하다는 점입니다.
마가복음은 예수님의 빈 무덤을 발견하고 놀라는 여인들을 비교적 자세히 말합니다. 이후 마가복음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막달라 마리아와 시골로 가는 두 제자와 열한 제자에게 나타나신 사실을 간략히 기록합니다. 그리고 예수님의 마지막 말씀과 승천과 그리고 제자들의 사역을 기록하고 끝을 맺습니다. 그런데 여인들에 대한 내용을 제외하면 이 내용들은 모두 다 짧고 매우 간단합니다.
더구나 만약 마가복음이 16:20이 아니라 16:8에서 끝난다고 보면, 예수님의 부활 기사는 정말로 간단합니다. 천사로부터 예수님이 부활 소식을 들은 여인들이 그 말을 듣고 몹시 놀라는 내용이 전부입니다. 마가복음은 예수님의 부활을 자세히 말하기보다는, 여인들의 놀라움과 함께 뚝 끝나버리는 것이죠.
그러므로 마가복음은 16:8이 마지막이든 16:20이 마지막이든, 짧은 부활 기사와 함께 뚝 끝나버리는 특이한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가복음을 읽는 모든 사람들은 마가복음이 왜 이렇게 예수님의 부활을 짧게 다루고 있는지 궁금증을 갖게 됩니다.
그러면 마가복음을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들은 이 문제를 어떻게 볼까요?
네, 학자들은 이 문제 역시 고난의 제자도를 말하고자 하는 마가복음의 목적 때문이라고 봅니다. 고난의 예수님을 삶의 최후 목적과 소망으로 따르려는 사람들에게 십자가 이후 다른 여러 내용을 길게 덧붙일 필요가 없는 것이죠. 하나님이 예수를 다시 살리셨다는 사실 하나만으로 충분합니다. 그래서 마가복음의 짧은 예수님의 부활 기사는 그 목적상 오히려 적절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설명이 비록 어떤 분들에게는 미흡하다고 여겨지겠지만,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다 알 수 없는 부분에 대해 의심하기 보다는 최선의 설명을 받아들이고 믿는 사람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이제 이런 몇 가지 내용을 지나, 마가복음 전체의 구조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마가복음은 비록 구술 이야기를 위한 최소한의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뚜렷한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마가복음의 구조에 대해 가장 폭넓게 지지받고 있는 견해는 2가지입니다.
첫째는 마가복음을 8:27을 기준으로 앞뒤 2부분으로 나누는 견해입니다.
8:27 말씀은 이렇습니다. “예수와 제자들이 빌립보 가이사랴 여러 마을로 나가실새 길에서 제자들에게 물어 이르시되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네, 그렇습니다. 이전까지 마가복음은 예수님의 성공적인 공생애 사역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8:27의 이 질문을 기점으로 마가복음은 예수님의 수난과 죽음으로 급격히 전환하게 됩니다. 예루살렘이 글의 시야에 들어오고, 그래서 글의 내용뿐만 아니라 글의 분위기도 많이 달라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이 견해는 마가복음이 8:27을 중심으로 1부와 2부로 나뉘어져 있다고 봅니다.

둘째는 마가복음을 그 주요 장소를 기준으로 3부분으로 나누는 견해입니다.
그 장소는 바로 갈릴리, 예루살렘으로 향하는 길, 그리고 예루살렘입니다.
아시다시피 마가복음은 갈릴리에서 시작됩니다. 1:14부터 마가복음의 내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그 장소가 바로 갈릴리입니다. “요한이 잡힌 후 예수께서 갈릴리에 오셔서 하나님의 복음을 전파하여 이르시되 때가 찼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이렇게 시작된 예수님의 공생애는 한동안 갈릴리를 중심으로 펼쳐집니다. 이 내용이 8:21까지 기록되어 있는데, 이것을 마가복음의 첫 번째 부분으로 보는 것입니다.
이후 예수님은 십자가 수난이 몇 개월 앞으로 다가온 어느 시점에 갈릴리를 떠나시게 됩니다. 예수님은 갈릴리 북쪽 연안인 벳새다에서 그 예루살렘으로 가는 여정을 시작하시는데, 처음엔 더 북쪽 지역인 가이사랴 빌립보로 가시고 그리고 거기서 더 북쪽 지역인 변화산까지 가십니다.
그리고는 다시 갈릴리 쪽으로 내려오셔서 갈릴리 서쪽 가버나움에 들렀다가, 다시 아래로 향하여 드디어 유대 지경으로 들어가시고, 마침내 예루살렘에 이르시게 됩니다. 그래서 이 갈릴리를 떠나서 예루살렘에 이르는 여정이 8:22~10:52까지 길게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여정과 길 위에서의 시간 동안에도 예수님의 말씀과 사역은 계속되는데, 특히 제자들을 향한 자신의 수난과 죽음에 대한 예고가 계속 있게 됩니다. 그래서 이와 같은 예루살렘으로의 길과 여정을 마가복음의 두 번째 부분으로 보는 것입니다.
11장부터 16장까지는 마가복음의 세 번째 부분입니다. 그 장소는 바로 예루살렘입니다. 11장에서 예수님은 예루살렘 근처 벳바게와 베다니에 이르시게 되고, 거기서 나귀를 준비하여 마침내 예루살렘에 입성하시게 됩니다. 이때부터 예수님은 공생애 마지막 일주일을 보내시고 결국 십자가 수난을 받으시게 됩니다. 그리고 마가는 예수님의 승천도 예루살렘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암시하고 글을 마칩니다.
이상과 같이 마가복음의 내용은 그 주요 장소로 뚜렷이 구분됩니다. 2년 이상의 갈릴리 사역, 수 개월간의 예루살렘 여정, 그리고 1주일간의 예루살렘 방문... 마가는 이렇게 예수님의 생애와 사건을 갈릴리에서 예루살렘까지 하나의 직선으로 구성하고 그것을 3부분으로 나누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마가복음의 전체 구조를 살펴보았습니다. 그런데 마가복음의 구조를 2부분으로 볼 것인가, 아니면 3부분으로 볼 것인가 하는 문제는 정답이 따로 없습니다. 다 가능하고 좋은 설명입니다. 그래서 직접 마가의 설명을 들어볼 수 없는 이상, 2부분으로 보거나 3부분으로 보는 것은 우리들의 선택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마가복음의 메시지와 강조점을 좀 더 생생하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3부분으로 보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것은 마가가 예수님의 생애를 갈릴리에서 시작해서 예루살렘으로 올라가고 그리고 거기서 모든 것을 마치는 것으로 그렇게 3부분으로 선명하게 말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이것은 예수님의 실제 행적하고는 거리가 있습니다. 다른 복음서에 의하면, 예수님의 공생애 실제 행적은 더 복잡합니다. 예루살렘도 몇 번이나 올라가셨다가 내려오시고... 그래서 마가가 예수님의 생애를 갈릴리에서 예루살렘까지 하나의 직선으로 만든 것은 의도적인 문학적 작업이라 할 수 있습니다. 마가는 예수님의 생애의 의미와 자신의 강조점을 잘 전달하기 위해 이런 작업을 한 것입니다.

이와 같은 마가복음의 구조에 대한 내용을 통해 우리가 어떤 은혜와 교훈을 받을 수 있는지... 이 내용은 다음 주에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도하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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