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령을 모독하는 서기관들 (2)
막 3:20~30
2024.01.12.
우리는 지난 주에 오늘 본문은 단순히 ‘성령 모독 죄가 무엇이냐?’가 아니라, ‘왜 예수님이 그 말씀을 하시게 되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살펴보았습니다.
예루살렘에서 내려온 서기관들은 예수님의 귀신축출 사역을 사탄의 역사라고 매도했습니다. 그것은 단순히 진리를 외면하는 정도가 아니라, 적극적으로 진리를 대적하는 악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그것은 성령을 모독하는 영원한 죄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다시 한번 사람이 어떻게 타락하는지... 그 단계를 유념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진리에 무관심한 단계입니다.
두 번째는 진리가 흐려지고 거짓을 가까이하는 단계입니다.
세 번째는 약한 의지로 진리를 외면하는 단계입니다.
네 번째는 강한 의지로 진리를 거부하는 단계입니다.
마지막으로는 강한 의지로 진리를 대적하는 단계입니다.
사람은 진리에 무관심함으로 타락의 첫발을 내디딥니다. 하나님의 말씀을 듣지 않고, 옳고 그름에 관심이 없고, 양심이나 분별력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면 이제 진리가 흐려집니다. 진리가 흐려지면, 진리가 있고 양심이 있어야 할 자리에 다른 것이 자리 잡게 됩니다. 돈, 성공, 자기 이익, 악한 법과 제도... 이런 것들이 기준이 됩니다. 양심은 어두워지고 거짓은 점점 자라갑니다.
그러면 이제는 의지가 타락하여 의지적으로 진리를 외면합니다. 그리고 타락한 의지는 가속도가 붙습니다. 더 강한 의지로 진리를 거부합니다.
그리하여 마침내 완전히 타락한 단계가 되면, 망설임이나 두려움 없이 진리를 대적하고 공격하는 사람이 됩니다. 그런 사람은 사탄이 지배하는 영이 되었다 할 수 있습니다.
예루살렘에서 내려온 서기관들은 이와 같은 마지막 단계에 있는 악한 사람들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그것은 영원히 용서받지 못하는 영원한 죄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와 같은 오늘 말씀으로부터 교훈을 받아, 우리는 지금 어떤 모습인지 돌아보아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지금 많은 거짓으로 가득한 세상에서 살고 있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언론, 인터넷, 유튜브, 내 직장과 일터... 심지어 법정에서까지... 우리가 보고 듣고 접하는 모든 곳에서 진실이 아닌 거짓되고 편향된 이야기들이 가득합니다. 사람이 사는 모든 세상 속에서 그런 경향은 심화되고 있습니다.
이와 같은 거짓이 가득한 세상은 종말의 뚜렷한 특징 가운데 하나입니다. 요한계시록은 개구리 같은 세 더러운 영이 용의 입과 짐승의 입과 거짓 선지자의 입에서 나온다고 말씀합니다. 그래서 지금 이 세상은 모든 면에서 진리가 없고 진실이 중요하지 않은 거짓된 세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정치와 권력과 돈과 물질이 있는 세상의 중심부는 이미 회복되기 어려울 정도로 어두워져 있습니다. 이제 그 어두움은 권력과 돈과 물질에서 거리가 먼 일반 사람들에게까지 많이 내려왔습니다.
그래서 지금 많은 보통 사람들도 거짓을 믿고, 거짓된 말과 행동을 쉽게 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런 일상적인 거짓의 한 모습을 특별히 교통사고 분쟁에서 많이 보게 됩니다.
교통사고가 나면 가해자와 피해자 간에 다툼과 분쟁의 여지가 불가피하게 생기게 됩니다. 그런데 때론 너무하다 싶은 마음이 들 때가 있습니다. 누가 봐도 경미한 사고인데, 자신의 피해를 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문제는 그런 사람들이 너무 많아졌다는 사실입니다. 이것은 죄가 세상에 만연한 것을 나타내는, 영적으로 매우 우려스러운 모습입니다.
지금 우리는 이렇게 세상의 위로부터 아래까지 전체적으로 매우 어두워진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만약 우리 교회와 그리스도인들도 이 문제에 있어 문제의식을 가지고 깨어있지 않다면, 우리도 그런 모습이 될 수 있습니다.
나도 내 이익을 위해서 거짓말하고, 남을 속이고, 거짓을 가까이 하고, 진실을 알면서도 외면하는 사람이 되고 맙니다. 그러면서 나는 그래도 세상 사람들에 비해서는 깨끗한 사람이라고 착각하며 하나님께 예배드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정말 내가 정직하고 깨끗한 사람인지, 정말 내가 진리의 사람인지... 세상과 비교하고 세상 사람과 비교할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 앞에서 성령님 앞에서 돌아보아야 합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성령님은 진리의 영이십니다. 성령님은 진리의 영이시기 때문에, 진리가 아닌 것을 싫어하십니다. 그래서 그분은 우리 안에 회개하지 않은 죄와 회개하지 않은 거짓이 있다면, 우리와 함께 하실 수 없습니다.
우리는 죄인이고 완벽할 수 없는 부족한 사람이지만, 그러나 적어도 자신의 잘못과 죄를 알고 고민하고 회개하는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그런 영적인 회복의 역사가 우리 안에 막혀선 안 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나님 앞과 성령님 앞에서 우리의 진리 감각과 진실한 모습을 돌아보아야 하겠습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진리와 진실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양심과 분별력을 귀하게 여겨야 합니다.
거짓을 믿고, 거짓을 가까이하고, 거짓말을 내 입에 두어선 안 됩니다. 잘못된 뉴스나 가짜 뉴스나 잘못된 정보는 멀리 하시고, 잘 분별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혹 내가 잘못했거나 잘못 생각한 것이 있으면, 그것을 알게 된 순간 인정하시길 바랍니다. 자신의 잘못을 알면서도 시인하지 않는 것은 진리를 외면하고 억누르는 일입니다. 그것은 성령님이 싫어하시는 일입니다.
또한 잘 한 사람은 잘했다고 하시고, 잘못한 사람은 잘못했다고 하시길 바랍니다. 말을 할 필요가 없으면 말하지 않아야 하겠지만, 말해야 한다면 정직하게 말하는 용기와 힘을 가지시길 바랍니다. 성령님은 그런 사람을 귀하게 여기시고 힘이 되어주십니다.
반면에 어둡고 교묘하고 정치적이고 정직하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말을 바꾸고... 그런 사람 되지 마시길 바랍니다.
말과 행동에서 선하고 정직하고 투명하고 깨끗한 사람이 되시길 바랍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경건하고 거룩한 사람이 되기를 원하시는데, 그것은 바로 우리가 우리 생활 속에서 말과 행동이 그렇게 될 때 이루어지는 일입니다.
찬양할 때 손들고 찬양한다고 우리가 경건해지지 않습니다. 설교시간에 ‘아멘 아멘’한다고 우리가 거룩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방언하고 예언하고 은사 받는다고 깨끗한 사람 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건 그 은사를 받은 것일 뿐입니다.
오직 말씀과 성령 안에서 우리의 마음이 바뀌고 말과 행동이 바뀔 때, 우리는 경건하고 거룩하고 깨끗한 사람이 되는 것입니다.
우리가 처음에는 부족하여도, 그렇게 계속 성령 안에서 살면, 우리의 진리 감각은 자라고 더 선명해집니다. 하나님의 말씀 안에서 세상을 분별할 수 있습니다.
내 입장이나 내 이익에 치우친 왜곡된 사람이 아니라, 하나님의 시선을 가진 진리의 사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우리의 구원을 이루어 가며, 하나님이 사용하시는 좋은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아무쪼록 이 거짓되고 악하고 진리를 대적하는 서기관들을 반면교사로 삼으시길 바랍니다. 성령 안에서 사실과 진실과 진리의 사람이 되시고, 거짓을 멀리하고 미워하는 분별이 있는 신앙이 되시길 간절히 기도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