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의 기록 목적 (2)
막 1:1
2023.04.28.
막 1:1은 예수님이 누구시고 그가 무엇을 행하셨는지 말씀하고 있습니다.
막 1:1은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과 그리스도로 말씀하는데, 우리는 지난주에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신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오늘은 ‘예수님은 그리스도이시다’라는 말씀을 살펴보고, 이어서 그런 예수님이 무엇을 행하셨는지, 그래서 마가복음은 예수님을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
그리스도는 히브리어로 메시아죠. 구약에서 메시아는 기름부름 받은 자라는 의미로 본래 왕이나 제사장이나 예언자를 가리키는 일반적인 말이었습니다.
그런데 오랜 지배와 압제에 신음하던 유대민족에게, 점점 이 메시아라는 말은 유대민족을 구원할 위대한 왕 같은 인물을 의미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그들은 하나님이 약속하신 그 특별한 메시아를 간절히 기다렸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문제가 발생합니다. 예수님은 그들이 기다리던 메시아가 아니었다는 사실입니다.
예수님은 사람들을 선동하거나 모으지도 않았고 로마와 성전당국을 물리치지도 않았고 그래서 유대인들이 원하는 자유와 해방과 영광을 가져다 주지 못했습니다. 예수님은 메시아로서 기대되었던 일들을 하나도 하지 못하고,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습니다. 그래서 여기에 한 가지 놀라운 점이 있습니다.
예수님은 기다리던 메시아도 아니고 실패한 메시아인데, 어떻게 당시 유대인이었던 교회와 신자들이 비록 소수이지만 그분을 메시아로 인정하게 되었나 하는 것입니다.
메시아로 인정할 뿐만 아니라, 나아가 어떻게 그분을 하나님의 아들로 섬기고 경배할 수 있었을까요? 유대인들은 오래도록 하나님만 유일신으로 섬기던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유일한 답이 있습니다. 바로 부활입니다.
초자연적인 부활이 일어났기 때문에 그런 일련의 극적인 변화들이 일어나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예수의 부활을 믿지 않는 사람들도 그런 극적인 변화들이 발생한 사실에 대해선, 그 이유가 비록 부활이 사실이든 가짜든 어쨌든 교회와 신자들이 부활을 믿었기 때문에 그런 변화들이 일어났다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예수님은 부활을 통해서 말씀하셨던 자기 주장과 말씀들이 사실이 되었고, 또 미스테리했던 많은 행동들도 다 이해되게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그분은 예루살렘에 들어가실 때 마치 왕처럼 들어가시지 않았습니까? 그것은 자신이 메시아임을 나타내는 상징적인 행동이었던 것입니다.
이외에도 그분의 많은 과감한 자기주장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다, 나는 세상의 빛이다, 내가 주는 물을 먹는 자는 다시 목마르지 않는다, 이 성전을 헐라 내가 사흘만에 일으키리라...” 이와 같은 모든 말씀은 왕 같은 메시아로서 하신 말씀이었습니다.
이렇게 해서 교회와 신자들은 예수님의 부활 이후 그분을 참된 메시아로 인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기대했던 유대민족의 메시아가 아닌, 하나님이 약속하시고 세우신 온 세상의 메시아로 인정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므로 마가복음은 그분에 대한 말씀을 시작하면서, 이렇게 그분이 메시아이심을 먼저 밝히고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예수님의 정체를 밝히고 있는 이와 같은 마가복음 1:1 말씀을 통해, 어떤 교훈을 받아야 할까요?
오늘날 우리는 예수님이 누구신지 물론 알고 있습니다.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과 메시아로 고백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가복음이 당시 독자들을 향해 던졌던 질문인 ‘당신은 예수님을 과연 제대로 알고 있나?’하는 질문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여전합니다.
그 이유는 오늘날의 우리 신자와 교회들을 보면, ‘그분을 제대로 알고 믿고 있다’고 하기 어려운 모습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예수의 교회는 목사의 교회가 되고, 예수의 교회는 축복과 번영의 성전이 되어버렸습니다. 무엇보다 교회와 신자들이 예수님 자체를 잘 알지 못합니다. 우리를 구원하시는 구세주로만 알지, 그분이 이 땅에서 어떤 삶을 사시고 제자들을 향해 어떤 말씀을 하셨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그래서 그분에 대해 잘 모르니까 믿어도 삶이 새로워지지 않고, 오히려 이상한 교회와 이상한 목회자와 이상한 신자들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여러분, 우리가 예수님을 믿는 사람으로서 그저 천국 갈 생각만 할 것이 아니라, 예수님을 본받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런데 오늘날 어쩐지 많은 신자들에게 예수님을 따르려는 마음과 의식이 별로 없습니다.
언젠가 한 번 tv 방송 설교를 잠깐 보았는데 그 목사님이 어찌나 예수님이 우리에게 주신 것을 강조하는지... 구원 주시고 능력 주시고 병 고쳐주시고 축복 주시고... 그걸 보면서 저는 한편으로 화도 나고 한편으로 슬프기도 했습니다.
그 목사님은 장사꾼 같고, 내 모습은 거지 같았습니다. 뭘 그렇게 받으려고 하는지... 우리가 그런 이유 때문에 예수님을 믿는다고 생각하니 너무 슬펐습니다.
여러분, 오늘날 우리 교회 속에 예수님은 우리에게 은혜와 구원을 주시는 수단이 된지 오래입니다. 하나님도 우리에게 축복을 주시는 신이 된 지 오래죠. 우리 신앙에 그 이상의 의미는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예수 믿으면 좋은 일이 생겨야 하고 안 생기면 섭섭하고... 그러다가 어려운 일이 생기고 힘든 일이 생기면 하나님을 쉽게 저버리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올바른 신앙은 그런 것이 아닙니다.
뭔가를 받고 천국 가기 위해 예수 믿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구원받고 하나님과 하나가 되기 위해 예수 믿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자녀가 되고 하나님의 아들이 되고 하나님의 친구가 되는 것이 우리 구원의 최종적인 모습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구원의 주님만이 아니라 이 땅에 계셨던 주님까지 알기를 소망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사랑하는 주님의 모습이기 때문입니다.
그렇습니다. 이 사실은 마가복음 1:1이 분명히 말씀하는 내용입니다. 마가복음 1:1은 예수님의 공생애 전체를 복음이라 말씀하며, 그 복음이 지금 시작한다고 말씀합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예수님의 구원만 복음으로 알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생애 전체를 복음으로 잘 알아야 하겠습니다. 그런 귀한 성도님들이 되시길 바랍니다.
이렇게 시작한 마가복음은 이제 구체적으로 예수님이 누구신지 그리고 그분이 어떤 일을 행하시고 어떤 삶을 사셨는지 말씀합니다.
그러면 우리가 마가복음 전체를 계속 읽어나가면, 우리는 마가복음을 통해 어떤 예수님을 발견하게 될까요? 네, 마가복음이 묘사하는 중요한 단 하나의 예수님의 모습이 떠오르게 됩니다.
그것은 바로 고난받는 하나님의 아들과 메시아입니다. ‘그분은 메시아이신데 우리가 생각했던 메시아가 아니다, 그분은 온 세상을 위해 오신 십자가 고난의 메시아이시다...’ 마가복음은 그것을 말씀하고 그런 예수님을 보여줍니다.
그러면 마가복음은 왜 그런 예수님을 보여줄까요? 네, 그것은 우리가 그런 주님을 믿고 따라야 한다고 말하기 위해서입니다.
말씀드린 바와 같이 마가복음이 쓰일 당시는 유대 로마 전쟁이 일어난 혹독한 시기였습니다. 대제사장과 서기관으로 대표되는 성전당국과 권력자들에게 실망한 유대 민중은 마침내 과격한 열심당을 지지하였고, 그것은 결국 로마에 대한 반란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러나 그들의 굳은 믿음과 기대와 달리 하나님은 그들을 도와주시지 않으셨습니다. 예루살렘과 성전은 로마에 의해 완전히 짓밟히고 파괴되고 말았습니다.
마가복음은 그런 시기에 나오게 되었습니다. 아니 나오게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혹독한 실패와 시련을 이길 새로운 빛과 말씀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마가복음은 고난받으시는 예수님의 생애와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가복음은 이런 어려운 시대와 삶 속에서 그런 주님을 따르는 것이 참된 진리라고 말씀하는 성경입니다.
여러분, 인생이 쉽지 않고 역사가 쉽지 않습니다. 이제 좀 되었다 싶으면 힘든 일이 생깁니다. 그러므로 마가복음은 그런 우리의 현실 속에 빛나는 말씀입니다.
여러분, 동화작가 권정생 선생을 많이 알고 계시죠? 그분은 어릴 적 누나들의 얘기 속에서 처음 예수님을 알게 되었는데, 이후 일평생 가난과 병에 시달린 분입니다.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더 공부를 못하고 부산의 한 가게 점원으로 일했는데, 그때 두 명의 고아 친구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자기가 많이 의지했던 정비소에서 일하던 기훈이 형은 자살을 하고, 남의 집에 얹혀 식모처럼 살며 교회 가자고 하던 명자는 나중에 서울로 가 술집 여자가 되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자기도 결핵병을 얻어 고향으로 돌아왔는데, 자기처럼 객지에서 병을 얻어 돌아온 친구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하나님은 공중의 새도 돌보시는 하나님이시지만, 그 친구들은 모두 외롭고 힘들게 죽어갔다고 합니다.
자신의 병도 폐결핵에서 신장 및 방광결핵으로 또 전신결핵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추운 겨울 교회에서 밤새 기도를 하면 쉴 새 없이 소변이 마려운데, 깜빡 잠이 들었다 깨면 소변이 얼어붙어 있었다고 합니다. 고생하시는 어머니가 아실까 봐 혼자 울면서 바지를 빨았다고 합니다.
그 후에도 많은 일이 있었지만, 그러나 권정생 선생은 그런 숱한 일과 평생의 병과 가난에도 불구하고 예수님을 버리지 않았습니다. 그분은 동화작가가 되었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의 동화는 슬프다 그러나 절대 절망적인 것은 없다.” 그래서 「강아지 똥」, 「몽실 언니」 같은 그분의 작품들은 매우 따뜻하고 희망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분의 삶은 고난을 헤쳐나간 모델 같은 신앙의 삶이었다 할 수 있습니다.
말씀을 맺고자 합니다.
마가복음은 어려운 시대에 쓰인 복음서입니다. 그래서 마가복음은 우리들에게 어려운 시대와 삶 속에서도 그분을 따라야 한다고 말씀하는 귀한 복음서입니다.
여러분과 제가 그렇게 예수님을 깊이 따르는 신앙이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기도하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