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영상

하나님의 계명과 사람의 전통 (1)

믿음찬교회 0 121 06.04 12:56
하나님의 계명과 사람의 전통 (1)
막 7:1~13
2024.05.31.

지난주 우리는 예수님의 2차 갈릴리 사역의 첫 번째 내용을 살펴보았습니다. 오늘은 2차 갈릴리 사역의 두 번째 내용입니다.
그런데 오늘 내용은 사역이 아니라 논쟁입니다.
1차 갈릴리 사역에서도 사역에 대한 말씀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예수님의 고향 나사렛 사람들과의 일화와 세례 요한의 죽음에 대한 말씀이 있었습니다. 그런 것처럼, 여기 2차 갈릴리 사역에서도 사역 중간에 논쟁 관련 말씀이 담겨있습니다.
이 말씀은 7:1~23까지 나오는데,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앞부분은 하나님의 계명과 사람의 전통에 대한 말씀이고, 뒷부분은 참된 정결에 대한 말씀입니다.
그런데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4장의 하나님 나라 말씀 이후 오랜만에 길게 제대로 하신 말씀이라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그래서 오늘 우리가 살펴볼 말씀은 하나님의 계명과 사람의 전통입니다.

갈릴리 바다 위를 걸으신 기적 이후 예수님은 갈릴리의 게네사렛 땅에서 하나님 나라 사역을 이어가셨습니다.
그런데 그때 거기에 예루살렘으로부터 내려온 바리새인과 서기관들이 나타나, 예수님의 사역을 공격하였습니다.
우리는 이와 같은 그들의 공격을 이미 2장과 3장에서 살펴본 바 있습니다. 그때 그들은 제자들이 안식일에 이삭을 손으로 비벼 먹은 것을 공격했습니다. 또 예수님의 귀신 축출을 가리켜, 바알세불을 힘입은 것이라고 악의적으로 공격했습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들은 제자들이 손을 씻지 않고 떡 먹는 것을 보고 장로들의 전통을 위반한 것이라고 공격했습니다.
“어찌하여 당신의 제자들은 장로들의 전통을 준행하지 아니하고 부정한 손으로 떡을 먹나이까?” 네, 사소한 문제를 가지고 공격하는 이런 율법주의자들의 악한 모습을 우리는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본래 구약 율법에 손을 씻는 규례가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제사장이 제사를 드릴 때 씻는 단 한 번의 규례입니다.
“너는 물두멍을 놋으로 만들고... 그 속에 물을 담으라. 아론과 그의 아들들이 그 두멍에서 수족을 씻되 그들이 회막에 들어갈 때에 물로 씻어 죽기를 면할 것이요. 제단에 가까이 가서 그 직분을 행하여 여호와 앞에 화제를 사를 때에도 그리 할지니라... 이는 그와 그의 자손이 대대로 영원히 지킬 규례니라”(출30:18~21)
이처럼 제사장들이 성막에 출입하고 제사를 드릴 때 손과 발을 씻는 규례가 있는데, 이것이 유일한 율법입니다.
그런데 이와 같은 율법을 서기관들과 랍비들이 일반인들의 일상생활까지 확대했습니다.
음식을 먹을 때, 외출하고 집에 들어올 때, 그릇을 씻을 때... 모든 유대인은 손을 씻어야 한다고 규례를 만들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바와 같이 그들은 그런 많은 전통과 규례를 계속 만들었습니다. 그런 것들 가운데 금식 전통과 규례가 있고, 안식일 전통과 규례가 있고, 지금은 각종 정결 전통과 규례가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런 것들을 지키지 않으면 그 사람을 죄인과 부정한 자로 취급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하나님의 뜻의 발전이 아닌, 종교와 제도의 발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당연히 예수님은 그런 종교적이고 제도적인 전통과 규례에 대해 반대하십니다.
왜냐하면 그런 종교와 제도는 우리 신앙을 하나님 중심이 아닌 사람 중심으로 전락시키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앞서 금식 규례와 안식일 규례에 반대하셨듯이, 지금은 각종 정결 규례에 대해 반대하십니다.
먼저 예수님은 이사야서 말씀을 인용하시면서, 너희가 하나님의 계명을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킨다고 말씀하십니다.
여기서 예수님은 장로들의 전통을 사람의 전통이라고 표현하십니다. 이것은 그 전통의 권위를 부정하시는 예수님의 의도적인 말씀입니다.
이어서 예수님은 그들이 어떤 식으로 하나님의 계명을 저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키는지 하나의 예를 말씀하십니다. 그것은 바로 고르반이라는 제도입니다.
고르반이라는 제도를 잠깐 설명드리면, 본래 율법에 부모와 자녀 사이에 중요한 하나님의 계명이 있습니다.
그것은 십계명 제5계명인 “네 부모를 공경하라”입니다. 공경을 의미하는 히브리어 카베드는 ‘무겁게 여긴다’는 뜻이죠. 그래서 공경은 사람이 부모님의 존재와 말씀을 무겁게 여긴다는 의미입니다.
그런데 유대인들 가운데에는 부모를 그렇게 실천적으로 공경하기를 원치 않는 사람들이 많았고, 그래서 유대 랍비 및 서기관들은 이 계명을 실천하지 않아도 되는 예외 규정을 만들었습니다. 그것이 바로 고르반이라는 제도입니다.
고르반이란 말은 바쳐진 것, 즉 하나님께 드려진 것이란 의미입니다.
그래서 무엇을 고르반이라고 선언하면 그것은 하나님께 바쳐진 것이 됩니다. 그런데 이 선언은 어떤 물건이나 재산을 실제로 그렇게 하나님께 드리기 위해 사용되기보다는, 그것을 누군가에게 주지 않기 위해 사용되었습니다.
고르반이라고 선언하면, 그 물건이나 재산은 더 이상 부모나 다른 사람에게 양도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러면서도 모순되게 그 선언을 한 사람은 그것을 여전히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한편 고르반을 취소하기 위해서는 서기관의 법정에서 그것을 심사받아야 하는데, 허락되지 않을 수도 있었습니다. 12절에 ‘허락하지 아니하여’ 라는 말씀이 있는데, 이것이 바로 그 사실을 가리킵니다. 그래서 비록 당사자가 나중에 뉘우쳐 고르반을 취소하길 원해도 서기관들이 얼마든지 막을 수 있었습니다. 서약은 취소될 수 없다는 율법적 이유를 들어서 말이죠. 그래서 이런 악한 제도가 바로 고르반입니다.
 
그러므로 예수님은 이와 같은 그들의 악한 모습을 2가지 말씀으로 질책하셨습니다.
첫째는 ‘저버린다’는 말씀입니다.
“너희가 하나님의 계명은 버리고 사람의 전통을 지키느니라... 너희가 너희 전통을 지키려고 하나님의 계명을 잘 저버리는도다.”
여기서 ‘버리고 저버린다’는 것은 ‘너희가 하나님의 계명을 외면하고 피한다’는 의미입니다. 계명은 하나님으로부터 온 것으로 권위적인 특성을 가지고 인간의 순종을 요구하죠. 그래서 부모님을 공경하는 것은 인간의 중요한 의무입니다. 그런데 그들은 자신들의 전통으로 이것을 교묘히 피하고 있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폐한다’는 말씀입니다.
“너희가 전한 전통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폐하며 또 이 같은 일을 많이 행하느니라” 여기서 ‘폐하다’라는 말은 ‘무효화하다, 부정하다’라는 강한 법률적 용어입니다.
그래서 이 말씀은 그들이 하나님의 뜻을 외면하는 정도가 아니라, 자기들의 규례로 하나님의 계명을 무효화하고 부정한다고 하는 심각한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와 같은 예수님의 말씀을 통해 그들의 전통과 규례가 하나님의 율법과 계명을 섬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하나님의 율법과 계명을 가로막는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말씀드린 바와 같이 예수님의 이 말씀은 4장의 하나님 나라 말씀 이후 오랜만에 나온 제대로 된 예수님의 말씀입니다. 그리고 이 논쟁은 마가복음의 문맥과 구조 안에서  예수님과 바리새인 서기관들 사이에 벌어진 단순한 갈등이나 불협화음이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는 예수님이 어떤 의미에서 이렇게 말씀하시고 또 마가는 어떤 의미에서 여기에 이렇게 기록하고 있는지 이해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한 마디로 이 예수님의 말씀은 하나님의 나라가 극복해야 할 또 하나의 중요한 주제를 말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보이는 세계를 극복하고, 이 땅의 악의 세력을 극복하고, 인간의 병과 죽음을 극복하고, 인간의 빵과 떡의 문제를 극복해야 합니다. 나아가 그런 연장선에서 하나님의 나라는 인간의 제도와 종교를 극복해야 한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여기서 예수님은 단순히 그들의 손 씻는 규례나 고르반 제도를 지적하시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계명 보다 사람의 계명을 더 중요시하는 그들의 잘못된 종교와 신앙을 말씀하시는 것입니다.
그들이 만든 사람의 계명이 지금 하나님의 계명보다 더 높아져 있습니다. 그런 모순된 일이 어떻게 일어날 수 있습니까?
네, 그것은 우리의 교회와 신앙 안에 사람의 전통, 즉 인간의 제도와 종교가 세워질 때 이루어집니다.

그러므로 인간의 제도와 종교를 극복하지 못하면 하나님의 나라는 우리 가운데 이루어지지 못합니다.
제도와 종교는 우리 신앙을 둘러싸고 있는 겉옷이죠. 그것은 교회와 교단이라는 조직, 예배당과 건물이라는 외형,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는 인간 지도자의 권위, 복잡한 신학과 교리, 각종 의무와 의식, 하나님을 통해 원하는 것을 얻으려는 사람의 욕망, 천국과 구원에 대한 교회의 보장 ... 이런 것들이 종교이고 종교제도입니다.
하나님의 나라는 이와 같은 제도와 종교를 넘어서서, 순수한 하나님의 말씀과 뜻과 실천에 이르러야 합니다.
이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다음 시간에 계속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기도하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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