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교영상

일곱 별과 일곱 촛대의 비밀 1

믿음찬교회 0 725 2021.07.23 19:15
일곱 별과 일곱 촛대의 비밀 1
계 1:9~20
2021.07.16.

오늘 본문은 요한이 밧모 섬에서 환상 가운데 예수님을 만나는 내용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밧모 섬 환상 또는 인자 환상이라고 부릅니다.
당시 요한은 로마 당국에 의해 밧모 섬에 유배되어 있었습니다. 밧모 섬은 에베소에서 가까운데, 에베소 해안으로부터 약 90km정도 떨어진 에게 해의 섬입니다. 그곳은 당시에 주로 로마의 정치범 유배지로 이용되었다고 합니다. 오늘날 많은 분들이 요한계시록의 모태가 된 그 밧모 섬을 여행합니다. 에베소 해안에 있는 터키의 쿠사다쉬 항구에서 배를 타고 4시간 정도 가면 그리스의 밧모 섬에 도착할 수 있습니다. 거기 가면 요한이 계시를 받았다고 전해지는 동굴교회를 볼 수 있습니다. 한편 에베소는 당시에는 항구였지만 지금은 강의 토사 때문에 매립이 되어 더 이상 항구가 아닌 내륙 10km 정도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예수님께서 밧모 섬의 요한에게 나타나신 날은 주의 날이었습니다. 주의 날은 주일 즉 일요일이죠. 아마도 요한은 주일 날 홀로 예배하는 가운데 예수님을 만났던 것 같습니다. 요한은 그때 특별한 성령의 임재를 느꼈고 이어서 자신의 뒤에서 나팔 소리 같은 큰 음성을 들었습니다. 그 음성은 ‘네가 지금 보는 것을 소아시아 일곱 교회에 편지하라’는 음성이었습니다.
요한은 몸을 돌이켜 그 음성을 돌아보았습니다. 그때 일곱 금 촛대가 먼저 눈에 들어왔고, 이어서 그 촛대 사이에 거니시는 인자 같은 이를 보았습니다. 그분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이셨는데, 발에 끌리는 옷을 입고 가슴에 금띠를 띠었습니다. 이 복장은 지금 나타나신 예수님의 신분이 무엇인지 암시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학자들은 그것을 제사장의 복장이라고 봅니다. 구약 제사장들은 에봇 위에 흉패를 차고 허리에 정교하게 짠 띠를 띠었죠. 제사장들은 그런 옷을 입고 성막이나 성전의 촛대를 돌보는 일을 합니다. 촛대의 묵은 심지나 기름을 제거하고 신선한 기름을 다시 채우고 불을 켜는 것이죠. 그러므로 예수님께서 그런 복장으로 촛대 사이에 계신다는 것은 그분이 지금 제사장의 모습으로 나타나셨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어지는 모습을 좀 더 살펴보면, 그분이 단순히 제사장으로만 나타나신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그의 머리는 흰 양털 같고 그의 눈은 불꽃 같고 그의 발은 빛난 주석 같고 그의 음성은 많은 물소리 같고 그의 오른손에는 일곱별이 있고 그의 입에서는 날선 검이 나오고 그 얼굴은 해가 힘 있게 비치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우리가 이 모습들을 하나하나 살펴볼 수 있습니다만, 중요한 것은 이것이 다니엘서 7장에 나오는 보좌에 앉으신 하나님에 대한 묘사와 비슷하다는 사실입니다. “내가 보니 왕좌가 놓이고 옛적부터 항상 계신 이가 좌정하셨는데 그의 옷은 희기가 눈 같고 그의 머리털은 깨끗한 양의 털 같고 그의 보좌는 불꽃이요 그의 바퀴는 타오르는 불이며 불이 강처럼 흘러 그의 앞에서 나오며 그를 섬기는 자는 천천이요 그 앞에서 모셔 선 자는 만만이며 심판을 베푸는데 책들이 펴 놓였더라.”(단7:9~10)
또 이것은 다니엘서 10장에 나오는 천상의 인물과 비슷합니다. “첫째 달 이십사일에 내가 힛데겔이라 하는 큰 강가에 있었는데, 그때에 내가 눈을 들어 바라본즉 한 사람이 세마포 옷을 입었고 허리에는 우바스 순금 띠를 띠었더라. 또 그의 몸은 황옥 같고 그의 얼굴은 번갯빛 같고 그의 눈은 횃불 같고 그의 팔과 발은 빛난 놋과 같고 그의 말소리는 무리의 소리와 같더라.”(단10:4~6) 그런데 여기서 이 인물이 미가엘인지 인자인지 혹은 누구인지는 불분명하지만, 한 가지 분명하고 중요한 점은 이 인물이 이스라엘을 박해하는 왕들에 대한 심판(단11장의 내용)을 전달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그러므로 오늘 본문에 나오는 촛대 사이에 계신 예수 그리스도의 모습은 다니엘서에 나오는 이런 모습을 연상케 하는 가운데, 바로 왕이자 심판주를 의미합니다.
따라서 요한에게 나타나신, 일곱 금 촛대 사이에 계신 예수님은 제사장의 모습과 왕의 모습을 동시에 갖고 있습니다. 그분은 왕 같은 제사장, 또는 제사장 같은 왕이신 것입니다.

요한은 그 모습을 보고 그의 발 앞에 엎드러져 죽은 자 같이 되었습니다. 그때 그분이 요한에게 오른손을 얹어주십니다. 그리고 말씀하십니다. “두려워하지 말라” 이것은 자신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씀이지만, 동시에 지금의 어려운 상황을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씀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그분은 자신이 처음이요 마지막이라고 말씀하십니다. 이것은 달리 표현하면 알파와 오메가라는 말씀으로, 1:8에서 하나님에게 적용되었던 명칭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지금 그것을 자기 명칭으로 쓰시고 있습니다. 그리고 계속해서 말씀하시기를 나는 전에 죽었었으나 지금은 살아있는 자라고 하시고, 영원토록 살아있어 사망과 음부의 열쇠를 가졌다고 말씀하십니다.
예수님께서 자기 자신에 대해서 이렇게 말씀하시는 목적은 분명합니다. 그것은 현실의 고난 가운데 있는 교회와 성도들에게 믿음을 주시기 위해서입니다. 이어서 예수님은 요한에게 다시 한번 자신의 계시를 기록하라고 말씀하십니다. 그리고 예수님은 오늘 본문 마지막에 좀 특별한 말씀 하나를 더 하십니다. 그것은 일곱 별과 일곱 금 촛대의 비밀입니다.

지금까지 우리가 살핀 내용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예수님은 밧모 섬에 있던 요한에게 나타나셨습니다. 그분의 모습은 제사장의 모습이었고 또 왕의 모습이었습니다. 그와 같으신 예수님께서는 몇 가지 말씀을 하셨습니다. 첫째는 두려워하지 말라는 말씀이었습니다. 두 번째는 자신이 어떤 분인가에 대한 말씀이었습니다. 세 번째는 자신의 계시를 기록하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리고 네 번째는 일곱 별과 일곱 금 촛대의 비밀에 대한 말씀이었습니다.

요한계시록을 통틀어 이 비밀이라고 하는 ‘뮈스테리온’은 모두 4번이 등장합니다. 그 중 두 번은 좋은 비밀이고, 두 번은 나쁜 비밀입니다.
첫 번째는 지금 우리가 살펴보는 일곱 별과 일곱 촛대의 비밀이고,
두 번째는 일곱 번째 나팔이 울릴 때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비밀(10:7)이고,
세 번째는 음녀의 이마에 기록된 비밀(17:5)이고,
네 번째는 그 음녀와 그가 탄 짐승의 비밀(17:7)입니다.
그래서 17장에 나오는 음녀 및 짐승과 관련된 나쁜 비밀을 제외하면, 물론 우리가 그것에 대해서도 알아야 하겠지만 그러나 하나님이 의도하시고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요한계시록의 비밀은 단 2개입니다. 그러므로 그런 점에서 1:20이 말씀하는 일곱 별과 일곱 촛대의 비밀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그런데 그 비밀이 무엇인가를 살펴보기 전에, 먼저 그것에 대한 한글 번역을 잠깐 살펴보고자 합니다. 1:20절을 자세히 보신 분들은 발견하셨겠지만, 개역개정 성경은 이것을 ‘일곱 별의 비밀과 또 일곱 금 촛대라’ 라고 번역하고 있죠. ‘일곱 별과 일곱 금 촛대의 비밀이라’로 하지 않고 ‘일곱 별의 비밀과 일곱 금 촛대라’라고 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것은 일곱 별은 비밀이지만 일곱 촛대는 비밀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개역개정 번역이 그런 이유는 헬라어 원문을 직역했기 때문인데, 별과 촛대 사이에 쉼표가 있는 등 원문의 모습이 그렇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성경 초기 사본에는 대부분 쉼표나 마침표 등이 없고 엑센트나 띄어쓰기도 없었습니다. 그리고 이런 성경 기록의 측면만이 아니라 그 내용으로 보아도, 일곱 별은 비밀이지만 일곱 촛대는 비밀이 아니라고 하면 좀 이상합니다. 별과 촛대는 서로 연결되어 있고 사실 엄밀히 말하자면 별보다 촛대가 더 중요합니다. 그리고 20절 후반절도 별은 어떤 의미이고 촛대는 어떤 의미인지 설명하는 것을 보더라도 별과 촛대가 함께 하나의 비밀이라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래서 개역개정 외 다른 한글 성경들은 모두 일곱 별과 일곱 촛대의 비밀이라고 하고 있고, 영어 성경도 상당수 그렇게 번역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것을 일곱 별과 일곱 촛대의 비밀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그렇다면 이 비밀이 무엇일까요? 일곱 별과 일곱 촛대의 비밀은 무엇일까요? 그런데 이것은 단순히 일곱 별은 무엇이고 일곱 촛대는 무엇이라는 비밀은 아닌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20절 후반절이 그것을 바로 말해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일곱 별은 일곱 교회의 사자, 즉 그 교회를 대표하는 천사들이고, 일곱 촛대는 그 일곱 교회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뭐가 비밀일까요? 정체가 비밀이 아니라면, 뭐가 비밀이라는 것일까요? 그것은 바로 그 정체의 의미가 비밀이라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별이 천사를 가리키고 촛대가 교회를 가리키는 것이 비밀이 아니라, 교회의 의미가 비밀이고 교회를 대표하는 천사의 의미가 비밀이라는 뜻입니다. 네, 오늘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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