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의 수 666 (1)

짐승의 수 666 (1)
계 13:15~18
2022.05.27.

짐승의 수 666만큼 흥미로운 것은 없습니다. 요한계시록을 통틀어 단 한 번 등장하는 내용에 불과하지만, 요한계시록을 모르는 일반인들도 666에 대해서만큼은 잘 알고 있습니다. 각종 범죄 소설이나 영화에도 자주 등장하는 강렬한 소재입니다.
오늘 성경본문이 말씀하는 666은 과연 무엇일까요?

지금 사람들이 대체로 666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알기 위해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대체로 다음 2가지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첫째, 666에 대한 이해가 과거에 비해 많이 차분해졌습니다.
둘째, 666을 베리칩이라고 콕 집어 말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지만, 대체로 666을 상징적인 의미로 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이로보건대, 교회 안팎의 666에 대한 이해는 예전보다는 상당히 건전하고 좋아졌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습니다.
요한계시록뿐만 아니라 성경 전체에 걸쳐 단 한 번 나오는 666에 과도한 의미를 부여할 필요는 없습니다.
우선 그것은 사탄의 수가 아니라 짐승의 수입니다. ‘호 아리드모스 아우투 헥사코시오이 헥세콘타 헥스’(그 수는 육백육십육이라) 비록 이 말씀이 인상적이긴 하지만 성경이 한 번만 말하는 이 내용에 심오한 의미가 있다고 여길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그렇다고 무시할 필요도 없습니다.

666에 대한 바른 의미를 위해서 첫 번째로 생각해야 할 내용은 이 숫자가 상징적이고 비유적이냐 혹은 문자적이고 구체적이냐 하는 점입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666을 문자적이고 구체적인 의미로 보는 분들 중에 어떤 분들은 이 숫자와 이 숫자가 적힌 표를 베리칩이라고 말합니다.
아시다시피, 그것은 쌀 한 톨 크기의 아주 작은 칩입니다. 여기에 그 사람에 대한 각종 정보가 다 들어간다고 합니다. 그래서 666을 베리칩이라고 주장하는 분들은 그것을 절대 받아서는 안 되고 만약 그것을 받으면 구원을 받지 못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그런 식의 주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것을 바코드라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바코드가 최근에 거의 사용되지 않으니, 이제 베리칩으로 바뀐 것 같습니다. 아마도 앞으로 기술이 발전하면 또 바뀔 것 같습니다.
그러나 666을 이렇게 이해하는 것은 요한계시록이 말씀하는 의미가 아닙니다.
물리적인 베리칩이 사람의 영적인 차원에 영향을 줄 수 있을까요? 그것을 받으면 하나님께 불순종하는 사람으로 변하고 그것을 안 받으면 하나님께 순종하는 사람으로 유지되고... 또 그것을 받았다가 나중에 다시 제거하면 그 사람은 다시 구원을 받게 될까요? 그렇다면 이런 베리칩은 단순한 물건이나 기술이 아니라 마술이죠. 그러나 기독교의 구원은 마술도 아니고 기술도 아닙니다. 기독교의 구원은 칩 하나에 달려있는 것이 아닙니다.

666을 문자적이고 구체적인 것으로 보는 또 다른 견해는 666을 어떤 인물로 보는 견해입니다. 그래서 666에 대한 오랜 해석의 역사에 있어서 666을 적그리스도로 이해하는 분들이 늘 있었습니다. 이 부분 번역이 “그 수는 666”도 되고 “그의 수는 666”도 되기 때문입니다. 
666을 사람에 적용하는 계산법을 ‘게마트리아’라고 합니다. 이것은 그 인물의 이름의 철자를 숫자로 환산하는 방법입니다. 그렇게 해보니까 666의 대표적인 인물은 네로 황제였다는 것입니다. 또 현대에는 히틀러가 666이었고, 그래서 이런 주장을 하시는 분들은 앞으로 이런 숫자의 비밀을 가진 적그리스도가 나타날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나 이 게마트리아 계산법을 조금 자세히 살펴보면 뭔가 의심스럽습니다.
네로 황제가 666이라는 것도 그 이름을 헬라어가 아닌 히브리어로 바꾸어 얻은 것이고, 게다가 네로 이름에 황제라는 칭호를 보태어 겨우 얻은 것입니다. 뭔가 끼워 맞춘 느낌입니다.
또 요한계시록의 많은 숫자 중에서 유독 666만 상징적인 의미가 아닌 게마트리아 의미가 있다고 말하는 것도 설득력이 부족합니다.
아울러 총명한 자는 그 짐승의 수를 세어보라고 말씀하셨는데, 만약 666이 ‘히브리어 게마트리아’라면 읽는 자는 필히 히브리어와 게마트리아 계산법을 알아야 합니다. 그러면 여기서의 총명은 영적인 총명이 아니라 지식적이고 수학적인 총명을 의미하게 되죠. 그러나 성경이 그런 총명을 말씀한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이렇게 666을 게마트리아 계산법으로 계산해서 어떤 인물에게 적용하는 것은 올바른 요한계시록 해석이라고 하기 어렵습니다. 

이상에서 우리는 666을 문자적이고 구체적인 의미로 보는 대표적인 견해 2가지를 살펴보았습니다. 요약하면 666을 어떤 기술 수단이나 어떤 인물을 가리키는 문자적인 의미로 보는 것은 맞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666의 올바른 의미는 무엇일까요?
네, 우리는 요한계시록이 상징과 비유로 일관되게 쓰였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요한계시록의 숫자는 대부분 상징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666의 의미를 상징적이고 비유적인 의미에서 찾아야 합니다. 왜 그래야 하는지 좀 더 설명드리면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13:1을 보면 바다에서 첫째 짐승이 나오는데 그 짐승은 뿔이 열이고 머리가 일곱이고 그 뿔에는 열 왕관을 쓰고 있고 그 머리에는 신성모독의 이름들이 있다고 했습니다. 여기에서 짐승의 머리에 신성모독의 이름들이 있다는 것은 그 짐승의 머리에 그 이름들이 실제로 써 있다는 뜻일까요? 네, 아닙니다. 이것은 짐승이 스스로 자신의 신성과 왕 됨을 주장한다는 것을 비유적으로 말하는 내용입니다.
둘째, 오늘 본문에서 짐승에게 경배하는 자의 이마와 손에 짐승의 이름의 수 666이 있다는 말씀 후에, 이어지는 14:1 말씀을 보면, 십사만사천의 이마에 어린 양의 이름과 그 아버지의 이름이 있다는 말씀이 나옵니다. 짐승의 이름과 하나님의 이름이 연이어 등장하는 것이죠. 요한계시록은 이렇게 짐승의 이름과 하나님의 이름, 짐승의 이름을 받는 사람들과 하나님의 이름을 받는 사람들을 뚜렷이 대조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앞서 하나님의 인이 구원받는 자들의 이마에 있었음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하나님의 인은 눈에 보이는 어떤 표지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상징적이고 비유적인 표지이고 우리는 그것을 성령으로 해석했습니다.
그러므로 이와 같은 동일한 맥락 속에, 그들의 이마나 손에 있는 이 짐승의 수 666도 눈에 보이는 어떤 표지가 아닙니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을 상징적이고 비유적인 의미로 해석해야 합니다.
셋째, 15:2도 마찬가지입니다. 15:2은 구원받은 자들을 이렇게 말씀합니다. 그들은 짐승과 그의 우상과 그의 이름의 수를 이기고 벗어난 자들이다... 그래서 우리는 여기에서 그의 이름의 수가 짐승이나 그의 우상과 동일시되고 있음을 봅니다. 이것은 그의 이름의 수가 짐승을 가리키는 비유적인 의미임을 말합니다. 
그래서 그의 이름의 수를 이긴다는 것은 666표를 받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짐승의 뜻과 성품과 모습을 따르지 않는다는 의미... 즉 그렇게 따르지 않음으로 이긴다는 의미로 해석되어야 합니다. 
넷째, 13:18에서 ‘총명한 자는 그 짐승의 수를 세어보라’ 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세어보라’ 라는 말씀은 실제로 세어보라(계산해보라)는 말씀이 아니라 그 짐승의 수를 분별하라는 비유적인 의미입니다. 13:9에서 ‘누구든지 귀가 있거든 들을지어다’ 라는 말씀도 동일합니다. 하나님의 말씀과 음성을 실제 귀로 들으라는 말씀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과 뜻을 마음과 생각으로 듣고 올바르게 분별하라는 비유적인 말씀입니다.
다섯째, 13:18 말씀은 “그 짐승의 수를 세어보라. 그것은 사람의 수니 그의 수는 육백육십육이니라.”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사람의 수’라는 표현을 적그리스도와 같은 어떤 사람을 가리키는 의미로 보지 않아야 합니다.
21:17을 고려하면(그 성곽을 측량하매 백사십사 규빗이니 사람의 측량 곧 천사의 측량이라) ‘사람의 수’라는 것은 ‘어떤 사람을 의미하는 수’가 아니라 ‘사람이 사용하는 수’라는 의미로 이해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이상의 다섯 가지 내용으로 살펴보건대, 결론적으로 우리는 666이 문자적이고 구체적인 의미가 아니라 상징적이고 비유적인 의미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666의 상징적이고 비유적인 의미가 무엇인가에 대해선 다음 주에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