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1017 주보
믿음찬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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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7 11:57
오늘 말씀은 이렇게 시작하고 있습니다. “엿새 후에...” 대개 마태는 날짜를 이처럼 정확하게 표현하지 않는데, 이례적으로 여기에서는 ‘엿새 후’라고 정확하게 말하고 있습니다.
마태가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네, 그것은 앞에서 일어난 사건과 오늘 사건을 뚜렷하게 연결하기 위해서입니다. 앞에서 일어난 사건의 엿새 후에 오늘 사건이 일어났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면 앞에서 어떤 일이 있었나요? 네, 예수님과 제자들이 가이사랴 빌립보로 가셨습니다. 거기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너희는 나를 누구라 하느냐?’ 질문하셨죠. 그리고 그 질문에 베드로는 놀라운 고백을 하였습니다. 그러자 예수님은 나의 교회를 세우겠다는 말씀을 하셨고, 천국열쇠를 주시겠다는 말씀도 하셨습니다. 이어서 예수님은 자신의 십자가 수난과 죽음을 처음으로 예고하셨습니다. 충격적인 말씀이었죠. 더 충격적인 것은 제자들도 자기 십자가를 지고 그분을 따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자들도 십자가를 져야 한다는 말씀은 제자파송 설교인 10장에서 이미 나왔지만, 그것은 마태의 편집이고 사실 여기서 처음 말씀하신 것으로 여겨집니다. 마지막으로 예수님은 너희 중에 인자가 그 왕권을 가지고 오는 것을 볼 자들이 있다는 혼란스러운 말씀도 하셨습니다.
그래서 이 가이사랴 빌립보에서 있었던 이 일들과 말씀들은 제자들을 무척 혼란스럽고 놀라고 당황스럽게 했습니다. 그중에서도 예수님이 고난을 받고 죽으신다는 말씀과 자신들도 죽음을 각오해야 한다는 말씀이 더 힘들고 혼란스럽고 어려운 말씀이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그와 같은 힘들고 혼란스럽고 어려운 말씀과 일들이 일어난 지 엿새 후에, 바로 오늘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그러면 오늘 본문에서 어떤 사건이 일어났는가... 네, 요한복음을 제외한 세 복음서가 다 기록하고 있는 놀랍고 신비한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이른 바 변화산 사건입니다.
예수님은 다른 제자들을 따로 있게 하시고, 베드로와 야고보와 요한만 데리시고 한 높은 산으로 올라가셨습니다. 이 산이 가이사랴 빌립보 인근의 헐몬산인지, 아니면 전통적인 변화산으로 알려진 엿새 거리에 있는 다볼산인지, 아니면 가버나움에서 가까운 갈릴리의 최고봉 메론산인지... 정확히 알기는 어렵습니다. 그런데 그 산에서 내려오셨을 때 유대인 마을이 있었던 점 등을 감안하면 메론산일 가능성이 다소 높습니다. 이곳은 올해 초 유대인들이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대규모 종교 집회를 열었다가 안타깝게도 대규모 압사 사고가 일어난 곳입니다.
아무튼 그 산이 어디냐 하는 것은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예수님은 세 제자들을 데리고 그 높은 산으로 올라가셨습니다. 그런데 그 곳에서 예수님은 그 외형이 놀랍게 변화되셨습니다.“그들 앞에서 변형되사 그 얼굴이 해같이 빛나며 옷이 빛과 같이 희어졌더라.” 네, 이것은 하나님의 영광이 임재한 모습입니다.
오래 전 모세의 시내산 사건과 비교해보면, 모세는 하나님의 영광을 보고 산에서 내려왔을 때 그 영광의 반사로 인하여 그 얼굴이 한동안 빛났죠. 그래서 모세는 얼굴을 베일로 가렸습니다. 그런데 지금 예수님의 경우는 하나님의 영광의 임재 속에 그 얼굴 자체가 해같이 빛나고 있습니다. 모세의 광채가 반사적인 빛이라면, 예수님의 광채는 본질적인 빛이라 할 수 있습니다...